Paul's Life/사랑, 엄마에게 74

엄마가 돌아가신 후 209일

엄마,,요즘 폭삭속았수다라는 드라마를 보는데 자꾸 엄마생각이 나며 눈물을 흘려요,, 하나님 곁에서 미소지으며 평안하시죠?저 보시며 흐뭇해 하시기도 하고 안타까워 하시기도 하죠?엄마, 배우가 되기를 결심했어요. 광고도 촬영했고, 오디션도 보고(합격하지 못했어요,, ㅠㅠ), 대형 영화에 이미지 케스팅도 됐어요.다 알고 계시죠?배우가 되기로 결정한 건, 사랑하는 엄마를 시간속에서 만질 수 없고, 볼 수 없게 되서에요.사랑하는 존재를 더이상 시간속에서 만질 수 없고, 볼 수 없다는 현실을 알게 되면서 힘들고, 슬프고, 죄송했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랑의 대상을 만나게 되었습니다.배우.배우를 지금 준비하면서 재밌고, 흐뭇하고, 기대되고, 사랑을 느껴요. 시간의 끝까지 계속 사랑한다 장담할 수 없지만 지..

요양원 1287일차

3일 사이에 요양원으로 부터 연락이 온다.엄마의 육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에이전시에 프로필을 남기러 가는 중 작은형에게 연락이 왔다. 요양원 원장으로 부터 엄마가 맥박수치가 높아 가족들이 와야 할 것 같다고,, 프로필을 남기로 집으로 가서 차를 가져가려 했다. 집에 도착할 때 쯤 큰형에게 톡이 왔다. 오지 말라고,, 맥박, 산소 정상 수준으로 돌아 왔으니 오지 말라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지금 큰형에게 톡이 왔다. 간호사와의 통화,, 맥박 수치도 높고 산소 포화도도 낮고,, 170 / 70~80 이제 엄마를 보내드려야 할 때가 왔다. 매일 아침 하나님께 기도드린다. 엄마의 육신, 영혼 모두 평안하게 데려가 달라고,, 하나님의 가늠할 수 없는 사랑을 느끼게 해 달라고,, 그렇게 하나님께..

요양원 1279일차

엄마,, 엄마,,아버지,,아버지,, 아버지, 엄마는 치매가 와서 요양원에 계십니다.엄마와 반평생이상 함께 하셨던 엄마는 요양원에 계십니다. 5남매를 두셨지만 엄마는 요양원에 계십니다. 나 또한 내 삶을 산답시고 엄마를 요양원에 보내고 살아갑니다. 이제 눈물도 말랐는지 가끔 눈시울을 적십니다. 죄송함에, 혹은 죄송함에,,  오랜만에 엄마생각,, 아버지 생각을 합니다.엄마도 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처럼 삐쩍 마르셔서 하루를 견뎌내십니다.어쩌면 나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철없고, 이기적인 막둥이가 육신의 삶을 제대로 살길 바라며 벼텨내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아버지.내일은 오디션이 있습니다.아버지를 생각하며 오디션을 볼 생각입니다.아버지를 존경하는 마음에 오디션을 볼 생각입니다.엄마는 이제 곧 아버지 곁으로 가실..

요양원 1039일차

시간의 흐름을 가끔씩 참 빠르게 느껴진다 엄마를 보내며 눈물흘러 가슴이 아팠던 때가 아직도 생생한데 1039일 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지금의 어머니는 이전에 맘 아팠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다 수화를 하면 보려 하시고 알려 하시고 말하려 하시는 모습을 나타내신다 감사하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시는 모습이 뚜렸하고 정확하진 않지만,,, 그래도 이전보다는 감사함을 느끼게 한다 어머니의 모습을 인정하고 나름 목표를 세워 정진하려 했으나 부족하다 부족하다 부족하다 나약하다 여전히 변함없이 나약하다 스스로에게 언제나 패배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정확한 목표가 있다고 떠벌리며 매번 패배한다 엄마의 시간에 대한 감사라며 적극적으로 시간에게 도전하고, 나에게 도전하지만 많은 미련과 미안함이 여전하다 시간이 많진 않다 그러니..

요양원 868일차

어제 엄마가 설사하신다고 병원에 가겠다고 요양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난 생각했다. 병원에서 어떤 조치가 이뤄질까,, 소통안되는 대화를 주고 받고, CT를 검사하고 설사를 진정시키는 약을 받고 돌아가겠지,, 이러한 현실을 요양원은 모를까? 작은형은 모를까? 알면서 병원에 가자고 하는 것일까? 어쩌면 곧 육신의 삶을 마무리 해야할 시점이 다가워 병원에 가자고 한 것일까? 2021년 2월 17일에 요양원에 모시고 벌써 868일 째다,, 엄마는 굉장히 야위어지셨고, 기력도 없어지시고, 잘 드시지도 못하신다,, 자주 보는 사람은 알아보시고, 가끔 보는 사람은 못알아 보신다,, 다행인지 나는 아시는 듯 하다,, 막내 아들이 아닌 아는 사람으로,, 엄마앞에서 눈물을 보이면 위로해 주신다,, 받아들이라고,, 받아들..

요양원 711일차

2023년 음력 설전 토요일,, 렌트를 예약하고 전화를 했다,, 예약이 오후까지 꽉 차있고,, 난 일요일에 형들과 간다는 말을 하고 어머님께 가기를 포기했다,, 어머님의 치매증상은 좋아지기 보다는 더 나빠지지 않았다,, 아버지 사진을 보고 손을 올리시고,, 처음이다,, 기억이 있으신 듯 하다,, 설 당일, 큰형, 작은형과 함께 어미님께 절을 했다,, 좋아하시는 듯,, 혹은 이상하게 바라보시는 듯,, 매일 기도하려한다,, 사랑하는 엄마 이생에서 아프지 않게, 육체적 고통없이 편안하게 데려가 달라고,, 하나님 부탁 드립니다.

요양원 615일차

살이 많이 빠지셨다,, 작년 2월 17일에 가셔서 지금까지 615일이 자났다,, 당연히 음식이 맛있을리 없고, 당연히 편안하실 날이 하루도 없었을 것이다,, 오늘까지도,, 마음이 아프다,, 이기심에 의한 비합리적인 나의 생각이 아프다 그저 나와의 작은 약속 약속하지 않은 엄마와의 나만의 약속 이것만이라도 계속 하는 것 뿐. 기도한다 편안하게,,

요양원 216일차

엄마를 요양원에 모시고 추석 전 처음으로 삼형제가 엄마를 뵈러 갔다,, 근데,, 건강하고 좋아보이셨던 엄마가 모두 아는 사람이긴 한데 누가 누구인지를 구별하지 못하신듯 하다,, 큰형만 정확히 알아보시는 듯,, 자주 엄마를 뵙기 위해 5남매 모두 같이 간적은 없다,, 각각 시간이 나는대로 자주 찾아뵈며 엄마의 기억속에서 각각의 존재를 남기기 위해 노력했다 생각한다,, 근데,, 오히려 부작용이 일어난 듯 하다,, 찾아 뵐 때마다 사진을 보여드리며 누가 누구인지 알려드려야 겠다,, 시간을 속일 수는 없다. 기약없는 시간의 끝까지 그저 노력하자.

요양원 116일차

엄마를 요양원에 모신지 116일차다,, 한번도 보지 못했던 머리 길리를 하시고 많이 웃지 못하시지만 부쩍 심해지셨던 치매 증상과 건강은 이제 적응이 되셨는지 조금 좋아지신 듯 하다,, 매주 토요일에 찾아가는 엄마에게 가는 길은 항상 가슴이 뜨겁다,, 그리고 약간의 울분과 뜨거움이 느껴진다,, 그리고 엄마를 보면 안도와 미소뿐이다,, 계속 웃으며 엄마에게 얼굴을 부빈다,, 오늘은 엄마와 가족들의 예전사진을 보며 엄마의 기억을 떠오르게 했다,, 몇가지는 기억하시고 나머지는 그냥 엄마의 생각이다,, 웃기도 하시고 힘들어 하기도 하시고,, 그렇게 엄마는 가족들이 오는 것과 본인께서 거기 계시는 것을 적응하신다,, 적응하신다,, 아니,, 참아내시는 건가,, 돌아가는 길에 엄마의 눈동자에는 항상 아쉬움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