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ul's Life 296

엄마와의 삶 37일차_20200623

확실히 엄마의 건강은 좋아지셨다,, 그러나 초기 치매 증상은 나빠지진 않았지만 좋아지지는 않으셨다,, 앗! 약 드리는 것을 잊었다,, 나도 모르게 혈압약과 치매약을 오늘 모두 잊었다,, 약을 드시지 않은 결과가 내일 나타나려나,, 근데 왜 불안하지 않지? 내일이 되면 알게 되겠지,, 그래도 내일부터는 절대 잊지 말아야 겠다,, 한번은 약때문에 더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두번의 의사와의 만남이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환자의 상태를 약 5분도 안보고 책에 나와있는 지금까지의 통계학적 지식으로 약을 처방하여 먹는 지금의 의료체계가 과연? 정말? 도움이 될까? 내가 알지 못하니 인정하는 수 밖에,, 익숙해져 가는 걸까,, ?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에 익숙해 지는 것처럼 받는 사랑이 당연하다..

엄마와의 삶 35일차_20200621

일요일이다 엄마는 교회에 가자고 하셨으나 나는 온라인 말씀을 보자고 했다,, 결국 나는 엄마를 속이고 온라인으로 말씀을 들었다,, 말씀을 듣는 중 나는 쓸데없는 죄를 짓고 말았다,, 하루를 완전히 망쳤다,, 시간을 낭비하고 후회로 가득한 하루다,, 아,, 육신의 나약함이여,, 한심함의 극치여,, 시간의 소중함이여,, 이제 제발 그만했으면 좋겠다,, 스스로에게 챙피하고 시간에게 미안하고 하나님께 얼굴을 들수 없고 엄마에게 죄송하다. 형제들아 내가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서 가진바 너희에게 대한 나의 자랑을 두고 단언하노니 나는 날마다 죽노라 고전 15:31

엄마와의 삶 33일차_20200619

큰 문제, 작은 문제도 없는 엄마와의 삶이 진행되고 있다 무릎도 좋아지시도 치매증상은 이전보다 좋아지신 것 같다,, 형들, 누나들, 조카들, 손주들의 왕래가 자주 있어서 일까,, 엄마의 기분은 좋은 듯 하다,, 낮에 빨래를 돌리고 가면 엄마가 빨래를 건조시킨다,, 자주 움직이시려 하며 자주 이야기를 나누려 하신다 매일 교회에는 언제가냐며 물어보시고 매일 왼쪽 귀 밑이 아프시다 한다,, 요플레를 좋아하시고 야쿠르트를 좋아하시며 많이 드시지를 않는다,, 조금씩 드시는 것을 항상 생각하시는 것 같다,, 체중계에 매일 올라가셔서 그런가? ㅋㅋ 집은 14층이다,, 운좋게 좋은 위치에 집을 얻게된 엄마는 요즘 큰 창문 앞의 작은 의자에 앉아 밖을 보신다,,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는 모르지만 편안해 보이신다,, 매일 ..

엄마와의 삶 31일차_20200617

이제는 엄마와의 사무실 출근이 일상화 되려는지 엄마는 힘들어 하지 않으시고 육신적으로 많이 건강해지신 듯 하다 아침부터 엄마와 함께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중,, 승준형이 빵빠레를 사들고 왔다,, 수화를 어디서 배웠는지 인사를 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난 엄마는 반가워 하신다,, 어릴적 함께 독서실을 다니며 공부보단 당구를,, 당구보단 함께 있음을 즐거워 하던,, 꽤 기억에 남는 추억을 남겼다 동내형이다,, 승준형의 아버님도 엄마와 같은 약간의 치매증상과 육체의 노쇠함이 함께 나타나 부지런한 삶을 사시고 계신다,, 일주일에 세번씩 아버님에게 찾아가 목욕을 시켜 드린다 한다,, 참 착한형,, 생각을 하게 한다,, 아직 잘 걸어다니시고, 잘 드시고, 가끔 이성도 찾으시고,,,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엄마와의 삶 29일차_20200615

엄마와 함께 회사에 가서 업무를 본다,, 고객의 제품을 수리 하는 동안 엄마는 TV를 보신다,, 요즘 엄마에게는 재미난 일들이 없는 거 같다,, TV도 가족들 이름쓰기도, 하나님 말씀도,,, 엄마의 하루는 어쩌면 보내기일지 모른다,, 불안과 잠시라는 시간의 편안함, 다시 불안, 그리고 멍함,, 가끔 본인의 생각의 끝에 답답해 하심을 나타내신다,, 본인도 뜻대로 되지 않음에 스스로에게 화가 나실때도 있다,, 그래서 나를 계속 찾으시는지도 모른다,, 답답한 생각을 잊기 위해,, 오늘 유난히 피곤하다,, 어제 비교적 먼거리를 운전해서 그런지 아침부터 육신이 피곤하다,, 어제의 피곤은 어제로 마무리 되어야 하는데 왜 오늘까지,, 너무 많은 일들과 많은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 거 같다,, 해결되지도 않고, 눈에 ..

엄마와의 삶 27일차_20200613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집에서만 편안하게 계신 어머니에게 바깥 공기를 드리기 위해 외출을 준비한다 마침 강화도 한나네의 간장게장을 좋아하시는 어머니는 답답하셨는지 아침부터 가자고 하신다 참 신기하다,, 같은 생각이었다,, 여러가지 기억을 잃어 가시고,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기 어려운 어머니는 한나네의 위치(?), 주변을 기억하고 계신다,, 약간의 놀람,, 기분좋은 기억은 오래가는 것일까? 앞니가 흔들려 거의 빠질 날이 남지 않았기 때문일까,, 그렇게 좋아하시던 한나네 간장게장을 많이 드시지 않고 다른 반찬과 밥을 많이 드신다,, 기분이 좋아보이신다,, 자주는 아니고 한달에 한번 꼴로 모시고 와야겠다,, 점심을 평소보다 많이 드신 것 같아서,, 나도 많이 먹었고 해서 작은누나가 어머니에게 선물한 독특한 떡으로..

엄마와의 삶 25일차_20200611

외삼촌과 외숙모가 오셨다,, 엄마가 보고 싶으셨나, 아님 이전에 만남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었나,, 두유를 한박스 들고 오시는 외삼촌과 숙모는 기분이 좋으신듯 미소를 가득안고 오셨다. 계획은 식사를 직접 준비해서 점심식사를 함께 하는 것이었지만 엄마의 한마디에 나는 한식 도시락를 주문 해서 점심식사를 대접했다,, 식사의 양은 많았다. 남은 것은 모두 내가 먹었다,, 저장할 수 있는 것은 저장하고,, 외삼촌의 이야기 보따리가 열였다 외삼촌의 탄생, 6.25 전쟁, 엄마와의 기억나는 일화, 외삼촌의 젊은 시절, 어려운 환경속에서의 고뇌, 기타 등등,,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셔서 모두 기억이 나질 않는다,, 엄마의 편안한 모습, 살아있는 유일한 동생이여서인지 편안해 보이신다,, 비록 대화의 깊이를 잴 수는 없..

엄마와의 삶 23일차_20200609

엄마가 많이 좋아지신 듯 하다,, 오늘만 좋아 보이는 걸까,, 하나님 말씀을 보고 예수님의 고난에 마음 아파하신다,, 더 깊은 깨달음을 주시기를 기도한다,, 육체적인 피곤함도 정신적인 고단함도 없다,, 회사도 그럭저럭 감사하고 엄마와의 삶도 익숙해져 간다,, 그런데 왜 신경이 날카로울까,, 큰누나, 큰매형, 작은형, 작은형수 되실 분이 왔다 여러가지 반찬을 하고 함께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 모든 대화가 나를 위한, 엄마를 위한 대화인데 나는 신경이 날까롭다,, 기분이 얼굴에 드러나는 나는 어색한 분위기를 감지하게 된다,, 나 때문이다,, 모든 것이 엄마를 위한, 나를 위한 행동과 말들인데 왜 신경이 날카로운 거지,, 젠장 설명이 안된다,, 엄마의 치매약이 이제 없다,, 내일은 치매약 처방..

엄마와의 삶 21일차_20200607

엄마는 교회를 가신다고 아침 일찍부터 준비하신다,, 교회를 가신다고 좋아하시는 건지,, 외출을 한다고 좋아하시는 건지,, 나이가 들고 힘이 없어지고 특별히 하는 일이 없으면 나갈일이 없다,, 힘이 없어 산책이나 운동하기도 어렵고,, 대중교통이 어려워 어렵고,, 특별히 나갈일도 없고,, 그래서 종로 3가에 그리도 어르신들이 많은가 보다,, 교회 사람들의 반가움에 기분이 좋아지신 어머니는 얼굴이 밝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 특별히 할일이 없어지신 어머니는 또 한바탕 불특정 누군가에게 화가 나신다,, 그래서 몇가지 옷들을 버린다,, 저녁이 되어 식사를 하고 씻고 양치를 할 때가 되었다,, 역시나 힘이없다고, 싫다고 하신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가 먼저 씻고 기다렸다,, 그러나 씻지 않으시고 그냥 주무신다 ..

엄마와의 삶 19일차_20200605

정확하진 않지만 3,4년 전에 엄마는 내게 2개의 잠옷 바지를 사주셨다 하나는 블루계열의 체크, 다른 하나는 붉은 계열의 줄무늬이다 엄마는 기억하지 못하신다,, 본인이 막내아들을 생각하며 사주셨던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신다,, 엄마의 기억에 어떤 기억은 사실이고, 어떤 기억은 사실이 아닐지 모른다,, 아니 우리의 기억도 그럴지 모른다,, 엄마의 기억,, 엄마의 두려움,, 어떤 기억에 대한 두려움인지 모르지만 엄마의 기억을 인정해야만 한다,, 설명할 수 없고, 이해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내들은 기억속에 웃고, 울며 사는 것 같다,, 지금도 우리는 기억을 만들어 내고 그 기억이 시간을 견뎌내는(?) 혹은 보내는 밥 같은 것일지 모른다,, 지금의 기억이 기억이 되지 않는다면 지금의 시간은 무의미가 되어버..